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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회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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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회 개인전

전인회 개인전

<겹치고 겹쳐서 비정형으로>
Overlapping into the Amorphous

전인회 개인전 @jeoneene

일시: 2026.09.05(토)-09.20(일)
휴관일 없음
관람시간: 13:00-20:00
장소: 별관 (서울 마포구 망원로 74 2층)
오프닝: 09.09(수) 18:00

전시 서문

우리는 때때로 길을 걷다가 무심코 나뭇가지를 찬다. 차인 가지는 어딘가로 떨어지고, 누군가에겐 그 가지가 원래 거기에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곧 새로운 사람에 의해 가지는 또 이동하게 된다. 그렇게 가지의 터전은 줄곧 변화한다. 비록 이 가지의 이동이 자발적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터전에 도착한 가지는 나름대로 그곳의 개체들과 공생한다. 개미가 가지를 타오르고, 일부는 썩어 흙으로 돌아가고, 벌레들이 알을 까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길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가지조차도 언제나 시간과 관계 속에 놓여있다. 각자만의 시간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 무수한 생명들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또한 언제나 다른 곳으로 이동할 만반의 준비를 한 채. 이처럼 그들의 세계는 조용하지만 양지바른 땅처럼 고르고 평등하다.

전인회는 이러한 가지의 시선으로 도시의 풍경을 바라본다. GTX-A 개발이 진행되는 지역에서 마주한 난개발과 그 틈을 비집고 퍼져나가는 자연은 서로 대립하는 풍경이 아니라 하나의 생태를 이루는 관계로 다가왔다. 인간이 개입하지 않은 자연뿐 아니라 버려진 인공물까지도 서로 다른 시간성을 지닌 채 공존하며, 마치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낸다.

사진 위에 덧입혀진 회화는 이러한 관계를 한층 확장한다. 사진이 현재의 풍경을 기록한다면, 회화는 그 안에서 조용히 증식하는 또 다른 시간을 상상한다. 땅속 줄기처럼 서로 얽히고 이어지는 형상들은 철근과 나뭇가지, 폐허와 새순의 경계를 흐리며 자연과 인공, 과거와 미래를 하나의 풍경 안으로 중첩시킨다. 이어지는 영상 《조용한 목소리》는 적막한 풍경 속에서 들려오는 사운드와 뒤집힌 나무의 이미지를 통해 우리가 익숙하게 여겨온 질서와 시선을 흔든다.

작가가 제시하는 풍경은 펠릭스 가타리가 『세 가지 생태학』에서 제안한 생태적 사유와 맞닿는다. 이 사유의 방식은 이미 주어진 질서를 회복하는 일이 아니라, 아직 존재하지 않는 관계와 삶의 방식을 상상하는 것이다. 작가의 풍경은 재난 이후의 세계를 예언하거나 이상적인 자연을 복원하지 않는다. 오히려 다양한 존재들이 서로의 시간성을 침범하지 않은 채 느슨하게 연결되는 생태적 조건을 제안하며, 인간 중심의 위계와 규범을 넘어서는 감각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다.

전시장에는 당장이라도 벽을 타오르며 자랄 것 같은 나무들, 가지들이 즐비하다. 다소 낯설고 생경한 생태는 비정형적으로 겹치고 쌓이며 *수목적 사유에서 벗어나려는 듯하다. 끝을 모르고 뻗어 나가는 얽히고설킨 뿌리처럼, 여러 방향으로 연결되고 확장되며 각자의 차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망상. 그것은 나무를 뒤집는 일보다 간단할지도 모른다.

*나무처럼 하나의 뿌리·중심에서 가지가 뻗어 나가는 위계적·이항대립적·연속적 사유 방식을 뜻한다. 가타리와 들뢰즈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이들은 중심과 시작·끝 없이 여러 방향으로 수평적으로 연결되는 리좀적 사유를 제시했다.

글: 정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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