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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세지, 김치찌개에 “퐁당”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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쏘세지, 김치찌개에 “퐁당” 빠지다

‘Pong–Dang’: A Sausage Falls for Kimchi Jjigae

The links of Circulation continue through the understanding of and connecting with the other.
The continued flow ultimately depends on our choices.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를 연결하며
“순환”의 연결고리는 이어지고 있다. 
그 흐름의 지속은, 결국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1950년대, 전쟁의 포성이 멎지 않은 땅 위에 미군기지가 들어서며, 이곳은 한국도 미국도 아닌 경계 위의 삶을 살아가야 했다.
그러나 가장 빠르게 경계를 넘나든 건, 총도 언어도 아닌 “음식”이었다.
미군이 가져온 햄버거는 한국인의 손에서 변형되었다.
양상추 대신 양배추가 얹히고, 패티는 마치 선조들이 드셨던 한식의 전처럼 달걀을 넣어 굽는다.
그리하여 그것은 ‘송탄 햄버거’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얻었다.
부대에서 흘러나온 쏘세지는 빨간 김치찌개의 국물 속으로 퐁당 빠졌고,
그날 이후 ‘부대찌개’는 전쟁의 잔재이자 창조적 생존의 상징이 되었다.
튀김은 간장 대신 소금을 찍어 먹으며 입맛의 언어가 바뀌었고,
불고기는 파스타와 어우러져 익숙함과 낯섦음이 공존하는 대혼락속에 혼종의 접시로 재탄생했다.
이러한 음식들은 단순한 요리가 아니다.

그들은 삶이자, 살고자 하는 욕망이다.

전쟁의 상처 입은 사람들은 식탁 위에서 서로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조화시키고, 살아내며 전쟁 이후의 공존을 천천히, 그러나 강하게 끌어왔다.

《쏘세지, 김치찌개에 퐁당 빠지다》는
이러한 음식의 교차점에서 태어난 평택의 먹거리를 통해, 한 도시의 역사, 한 세대의 기억,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정체성과 관계의 방식을
시각적으로 조명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 전시는 우리에게 조용히 말한다.

문화란, 이질적인 것들이 만나 충돌하고 섞이면서 서로를 낯설게 하되, 결국 더 넓은 이해와 더 깊은 관계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고.
지금 이 시대, 우리는 또한 다른 경계 위에 서 있다.
세대와 지역, 국가와 언어, 수많은 차이들 사이에서 때로는 막히고, 때로는 흘러간다.
하지만 이 작은 접시들이 증명하듯
우리는 서로 다른 것들과 마주하며,
그 안에서 새로운 맛을 만들고,
서로를 향한 다리를 놓 을 수 있다.

그 작고도 강한 가능성의 시작이다.
그 식탁은 어제도 있었고,
오늘도 펼쳐져 있으며,
내일도 계속 차려질

artist Kang Jin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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