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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Tale of Two Cities(고은사진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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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Tale of Two Cities(고은사진미술관)

작가 : Josef Schulz & Paolo Ventura

전시 기간 : 2025/02/28 – 2025/08/08

고은사진미술관은 2025년 첫 전시로, 독일 뒤셀도르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사진가 요세프 슐츠 (Josef Schulz, b.1966)와 이탈리아 출신 사진가 파올로 벤투라 (Paolo Ventura, b.1968)의 2인전 《A Tale of Two Cities》을 선보인다. ‘도시와 건축’이라는 공통된 테마를 각기 다른 시선으로 담아낸 이번 시에서는, 디지털 기술과 회화적 기법이 결합된 40여 점의 사진과 함께 2편의 영상 작업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명 “A Tale of Two Cities”는 찰스 디킨스의 동명 소설 제목에서 영감을 얻은 것으로, 두 개의 도시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그려진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소설에서 런던과 파리, 두 도시가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상반된 방식으로 묘사되는 것과 같이, 전시에서는 2인의 사진가가 각기 다른 시선으로 도시 해석하고 풀어낸다. 요세프 슐츠와 파올로 벤투라는 도시’와 건축’이라는 공통된 개념에 접근하면서도 각자의 변별점을 가지고 도시 풍경을 기록한다. 또한 디지털 기술과 회화적 기법이 결합된 실험적 접근을 통해 사진 매체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하며, 살아가고 있는 도시적 공간에 대해 모색할 수 있는 기호 를 제공한다.

요세프 슐츠는 건축물을 촬영하고,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그것의 기능적 요소를 의도적으로 제거함으로써 익명의 조형적 대상으로 변환한다. 전시에서 선보이는 3가지 시리즈 중 〈사실적인(Sachliches)〉와 형태(Formen)>에서는 공장, 창고와 같은 산업 구조물을 촬영한 후, 간판과 창문, 시간의 흔적 같은 환경적 요소를 지우고 본질적인 형태만을 남긴다. 색, 형태 등 순수한 구조만 남아 마치 블록처럼 보이는 건축물들은 실제 공간에 존재하는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비현실적인 모습으로 탈바꿈한다. 이를 통해 그는 사진적 재현과 회화적 구성의 경계를 허물고, 이미지란, 단순한 기록이 아닌 예술가의 시각적 신 상력이 만들어낸 구성물임을 강조한다.

또 다른 시리즈 〈사인 아웃(Sign Out)〉에서는 미국의 광고판을 촬영한 후, 텍스트와 로고를 제거해 단순한 형태와 색감만 남긴다. 빈 광고판은 메시지를 잃은 말풍선이 되어 소비사회의 단절과 공허함의 상징으로 변모한다. 이를 통해 소비주의의 표면적 화려함 뒤에 숨겨진 본질을 탐구하며, 도시 풍경에 대한 사유적 시선을 제시한다.

(중략) 요세프 슐츠는 마치 복원 미술가처럼 건물들을 다룬다. 디지털 브러쉬를 사용하여, 탁해진 바니쉬 층을 하나하나 제거해 나간다. 영원히 반복되는 패턴을 깨고 나와 우리 마음에 일말의 안정감을 주던 일체의 흔적들-간판, 문자, 창문, 배관, 전선, 손상, 오염, 이끼, 풍화와 사용 흔적-은 제거도 다. 바꿔 말해 이야기를 암시하는 어떠한 단서도 전부 지워지는 것이다. 재료들은 처음 만들어진 그대로의 순순한 형태로 돌아간다. ..”

파올로 벤투라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이탈리아 밀라노를 배경으로 연극적이고 서사적인 사진을 제작한다. 공간에 축적된 기억과 시간의 흐름에 주목하며, 건축물을 촬영한 후 회화를 덧입혀 특정 요소를 삭제하거나 강조하는 방식으로 도시를 재구성한다. 작가에 의해 의도적으로 구성 요소가 제거된 건축물 은 배우가 등장하기 전의 연극 무대가 되어, 정지된 듯한 시간성과 긴장감을 품는다. 또한 풍경이 되는 미니어처 세트를 직접 제작하고, 인물을 배치하며, 빛과 그림자, 색채를 활용하여 장면을 연출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방식으로 만들어진 밀라노는 시간이 교차하는 하나의 시각적 내러티브로 변모한다. 현실 을 충실히 재현하는 대신, 도시 구조를 변형하고, 이야기를 시각화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눈앞에 보이는 것 이상의 이야기를 상상하도록 유도한다.

(중략) 파올로 벤투라는 2020년부터 밀라노라는 도시를 깊이 탐구하기 시작했다. 사진에서 자동차와 인물을 비롯, 불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일체의 요소들이 지워진다. 현실 속 도시가 마치 마분지로 제작한 도시 모형처럼 변모해 지금껏 그가 창조해온 가상의 도시 풍경들과 연속성을 띄게 된다. 자신 의 책 『밀라노-추상적 투영 (Milano proiezioni astratte)』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촬영한 사진을 프린트한 다음, 작은 붓과 몇가지 색의 물감으로 필요없다고 여겨지는 요소들을 덧칠한다. 그러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공간이 떠오른다. 마치 막이 오르고 공연이 시작되기 전, 정적인 무대 세트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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